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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이재명 대통령이 6월2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27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정부가 2차 추경을 발표했다. 내수가 나쁠 때는 정부가 재정의 역할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내수 증진을 위해서는 정부가 추경을 통해서 돈을 쓰는 것이 좋다. 다만,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국가부채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언론이 2차 추경의 필요성과 장점을 언급하는 한편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것은 당연하다.

부동산 대출 금리 다만, 국가부채에 대한 우려를 전하더라도 정확한 개념을 통해 지적했으면 한다. 예컨대 뉴시스 기사를 보면 국가채무가 1300조 원이 된다며 국민 1인당 나라빚이 2600만 원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2600만 원인지는 모르겠다. 만약 1300조 원을 대한민국 국민 5168만 명으로 나누면 1인당 2600만 원이 아니라 2500만 원이다. 그러 알리안츠자산운용 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1인당 나라빚'이라는 개념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국채를 발행하면 채무자는 대한민국 정부이고, 채권자는 국채 보유자다. 그런데 국채 보유자의 약 80%가량은 대한민국 국민이다. 즉, 대한민국 국민은 채무자뿐만 아니라 채권자이기도 하다. 국채량을 채무자가 아닌 채권자 기준으로 나누어서 1인당 나라 직장여성 빚을 산출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개념이다. 비유하자면 은행에서 1억 원을 빌렸으면(대외채무) 나와 내 아내 1인당 빚이 5000만 원이라는 말은 가능하다. 그러나 내가 내 아내에게 1억 원을 빌려놓고(대내채무) 우리 가족 1인당 빚이 5000만 원이라고 할 수 없다.
이번 25년 제2차 추경 규모는 정부에 따르면 세출 경정 20조 원에 세 개인회생절차 입 경정 10조 원을 더해 총 30조 원 규모의 추경이라고 한다. 그런데 추경 규모를 얘기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추경 규모가 30조 원이라고 말하면 이를 듣는 국민은 시중에 돈이 30조 원 풀린다고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번 추경을 통해 시중에 풀리는 돈은 15조 원에 불과하다. 이번 2차 추경 직전 우리나라 중앙정부 총지출은 6 공공주택 87조 원이었다. 그런데 이번 2차 추경을 통해 우리나라 중앙정부 총지출 규모는 702조 원이 된다. 즉, 증가하는 정부 총지출 규모는 30조 원이 아니라 그 절반인 15조 원이다.



▲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한 관계자가 5만 원권을 보이는 모습. ⓒ연합뉴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세입경정과 지출구조조정을 이해해야 한다. 이번 추경에는 세출을 증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세입을 줄이는 세입경정도 10조 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세출을 늘리는 것은 정부의 정치적, 정책적 의지다. 정부의 의도에 따라서 정부가 추가로 지출을 늘리자는 것이다. 그러나 세입을 줄이는 것은 정부의 정치적 의지라기보다는 기술적 판단이다. 돈을 10조 원만큼 안 걷기로 결심한 것이 아니라 국세수입이 10조 원 덜 들어올 것으로 공식적으로 예측했다는 의미다. 결산 때 10조 원 결손이 났다고 인정할 것을 미리 공식화한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왜 추경 규모에 세출 증액 규모뿐만 아니라 세입 감액 규모까지 더해서 추경 규모를 산출할까? 정부 주장에 따르면 추경 규모는 '세출 증가 및 세입 감소 등에 따른 재원 조달 규모를 의미한다'고 한다. 즉, 국민 입장에서 시중에 풀리는 돈(세출 증가 규모)을 추경 규모라고 하지 않고 정부가 조달해야 하는 돈(세출 증가 + 세입 감소)이 추경 규모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 주장에는 일관성이 없다. 예컨대 지난 2004년 정부는 세입 감액(-0.6조 원), 예산 증액 1.8조 원의 추경을 '1.8조 원 규모의 추경'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특히, 정부는 2005년 세출 증액과 세출 감액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순증액' 규모를 추경 규모라고 했다. 만약 정부 설명대로 '정부가 조달해야 하는 돈'을 추경 규모라고 한다면, 세출 '순증액' 규모가 조달해야 하는 돈의 규모다. 반면, 이번 추경은 세출 증액과 세출 감액을 동시에 발표하면서 '총 증액' 규모를 추경 규모라고 한다. 물론 총 증액 규모는 정부가 조달해야 하는 돈의 규모가 아니다.
정부는 세입 감액 경정에 따른 지방교부세 규모를 추경 규모에 넣기도 하고 빼기도 하며, 국채 상환 규모도 추경 규모에 포함될 때가 있으며, 심지어는 총지출 기준이 아니라 총계 기준으로 추경 규모를 산출할 때도 있다. 즉, 정부가 발표하는 추경 규모란 그때그때 다른 기준에 따라 산출되는 규모다. 20조 원의 추경 규모가 10조 원의 두 배라고 단정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중요한 것은 일관성과 직관성이다. 일관성 있는 기준을 통해 모든 국민이 직관적으로 추경 규모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해답은 단순하다. 그냥 총지출 증가액을 추경 규모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번 2차 추경으로 정부 총지출은 15조 원 증가한다. 그럼 그냥 이번 추경 규모는 15조 원이라고 하자. 2020년 코로나로 인해 4차에 걸쳐 추경을 했다. 정부의 공식 추경 규모의 합은 67조 원이다. 그러나 4회에 걸친 추경을 통해 실제로 증대된 총지출 규모는 42조 원이다. 국민은 추경 규모를 통해 증감되는 총지출 규모를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실용적이고,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