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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500만원 넘는 가격에 월세 거래를 체결한 건수는 총 1284건으로 집계됐다. 이 중 임대료가 월 1000만원 이상 초고가인 경우는 169건이다. 월 500만원 이상 고액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서초구(424건)다. 이어 강남구(408건), 용산구(204건), 성동구(91건), 송파구(49건), 마포구(23건)가 뒤를 이었다.
또 올 공무원급여 들어 1월 1일~2월 19일(2월 20일 집계 기준) 약 한 달 반 동안 월 임대료 500만원 이상 임대차 거래는 총 85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초고가 월세 계약으로 분류되는 월 임대료 1000만원 이상 거래는 9건이다. 임대차 거래 신고 기한이 30일인 점을 감안하면 연초 이뤄진 고가·초고가 월세 계약 건수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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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권뿐 아니라 용산·성동·영등포구 등 비강남 지역 고급 주택에서도 월 1000만원 넘는 초고가 월세 계약을 쓰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사진에 성동구 성수동1가 한강변에 위치한 ‘아크로서울포레스트(왼쪽)’와 ‘트리마제(오른쪽)’가 보인다.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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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500만원 이상 월세 1284건

올 들어 1000만원 월세 거래만 5건
최근 초고가 월세 거래 특징이 있다면 서울 강남권뿐 아니라 용산구, 성동구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초고가 월세 계약 9건 중 4건은 용산구에 새마을금고 직무소개 서 이뤄졌고 그중 2건은 이촌동 ‘래미안첼리투스(460가구)’에서 나왔다. 이 단지 전용 124㎡ 두 채가 각각 보증금 1억원을 걸고 월 임대료 1000만원(30층), 1100만원(13층)에 세입자를 찾았다. 이 중 13층 아파트는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임대차 계약을 갱신한 경우다. 렉스아파트를 재건축해 2015년 입주한 이 단지는 최고 56층으로 서울 농협캐피탈 이신행 강북 한강변에서는 최고층 아파트로 통한다.
올 2월 들어서는 한남동 ‘나인원한남(341가구·2019년 11월 준공)’ 70평대 아파트 전용 206㎡가 보증금 15억원에 월 임대료를 2500만원씩 내는 임대차 계약서를 체결했다. KB부동산 기준 올 1월 서울 전월세전환율이 4.14%인 점을 감안하면 이 임차인은 87억4600만원에 달하는 전셋집에 살고 있는 것과 같은 격이다. 전월세전환율이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이다.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지면 집주인 입장에선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했을 때 더 많은 월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7월 말을 마지막으로 거래가 끊기긴 했지만 나인원한남 전용 206㎡는 110억원(5층)에 사고팔렸을 정도로 대표 초고가 아파트로 통한다. 같은 시기 전용 273㎡(100평)가 220억원(1층)에 주인을 찾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성동구에서는 성수동1가 ‘트리마제’ 전용 84㎡가 보증금 3억원, 월 임대료 1100만원(45층)에 임대차 계약서를 썼다. 트리마제 역시 한강과 서울숲을 동시에 끼고 있는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로 통한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갤러리아포레와 함께 ‘서울숲 3대장’으로 꼽힌다. 성수동 서울숲과 인접하고 한강 조망이 가능하며 동호대교와 성수대교를 통해 강남으로 이동하기 편리한 입지다.

지난해 11월 ‘아크로서울포레스트(280가구)’에서는 전용 198㎡에 대해 보증금 10억원, 월 임대료 3100만원을 내는 역대급 임대차 계약이 이뤄지며 화제를 모았다. 이어 다음 달인 12월에도 같은 면적 아파트가 보증금 5억원, 월 임대료 2850만원에 기존 월세 계약을 연장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가 지은 단지로 최초 분양은 2017년 8월이었다. 트리마제와 마찬가지로 한강을 끼고 있는 데다 서울숲도 조망할 수 있는 위치의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다. 2017년 청약 당시 역대 최고 분양가(3.3㎡당 4750만원)에도 평균 청약 경쟁률 2.1 대 1로 인기를 끌었다. 이 아파트 전용 159㎡가 지난해 7월 110억원(35층)에 손바뀜되며 화제를 모았는데, 최초 공급 당시 30억4200만원에, 전용 273㎡ 펜트하우스가 62억5410만원에 분양된 점을 고려하면 수분양자는 최소 수십억원 시세차익을 남긴 셈이다.
이외에 올 초 초고가 월세 거래는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에서 나왔다. 이 아파트 전용 244㎡가 보증금 15억원, 월 임대료 1000만원(5층)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같은 기간 ‘월 임대료 500만원 이상’ 고가 월세로 범위를 넓혀보면 서초구(34건), 강남구(29건)가 압도적이다. 초고가 월세가 늘어나기 시작한 용산구(8건), 성동구(6건)와 비교해도 고가 월세 거래가 훨씬 많았다.
서초구에서도 고가 월세가 많았던 곳은 ‘래미안원베일리’ ‘래미안원펜타스’ ‘래미안퍼스티지’ ‘아크로리버파크’가 모여 있는 반포동(19건)이다. ‘래미안신반포팰리스’ ‘반포르엘’이 있는 잠원동(6건)까지 합치면 반포권역에서만 월세 500만원이 넘는 거래가 25건 나왔다.
고가 월세 거래가 가장 많았던 래미안원베일리(5건)에서는 전용 116㎡가 올 1~2월 월세 세입자 4명을 연달아 받으면서 보증금 6억2000만~7억원에 월 임대료는 920만~940만원에 시세를 굳혔다. 래미안퍼스티지(2444가구·2009년 입주)에서는 전용 135㎡가 보증금 7억원·월 800만원에, 전용 198㎡는 보증금 11억원·월 800만원에 각각 세입자를 구했다. 전용 198㎡는 보증금을 20억원으로 올려 월 임대료를 600만원까지 낮춘 사례도 있다.
강남구에서 고가 월세 거래가 많은 동네는 대치동(5건)이다.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1278가구·2015년 입주) 전용 84㎡A는 지난 1월 보증금 8억원·월 510만원에 세입자를 구했다. 해당 평형은 전세 시세가 22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전월세전환율(4.14%)을 반영해 임차보증금을 낮추고 월 임대료를 510만원에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영등포구 여의도동에서는 ‘브라이튼여의도’ 전용 113㎡가 보증금 5억원·월 950만원에 임차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렇게 고액 월세를 지불하는 이들은 누굴까. 전문가들은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C레벨(최고책임자급) 임원과 연예인 등을 꼽는다. 월셋집을 선호하는 국내 기업가나 연예인은 대부분 개별 소유한 집은 따로 있고 월세로 사는 경우다. 개인 사생활 노출을 꺼려 정기적으로 거주지를 옮길 필요성이 있는 경우 월세 주택을 택한다는 얘기다.
김일수 아스트라자산운용 전무는 “외국인 임원은 기업 본사가 주거 비용을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이나 펀드 등에 목돈을 투자하고 거주는 월세로 하는 고액 자산가도 적잖다”고 말했다. 이촌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업무 밀집 지역과 가깝고 고급 주거지가 많은 지역은 고액 자산가, 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선호한다”며 “특히 이들 자산가, 고소득층은 비용 처리가 가능한 월세를 통해 세 부담을 줄이면서 선호 지역에 거주하는 방식을 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8호 (2025.02.26~2025.03.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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