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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김희동민
    댓글 0건 조회 184회 작성일 25-03-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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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구 20만 도시에서 영화를 만들고, 영화제를 열고, 독립예술영화를 언제나 관람할 수 있는 곳은 전국에서 강릉밖에 없습니다. 오랜 세월 어렵게 쌓아 올린 강릉 영화문화의 바탕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김슬기 강릉씨네마떼끄 사무국장이 굳은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강릉씨네마떼끄는 1999년부터 26년째 국내 최초의 야외 영화제이자 강원도 첫 독립영화제인 정동진독립영화제를 개최하고, 2012년부터 13년째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을 운영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하지만 강릉시가 올해 정동진독립영화제 예산 1억2천만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7천만원을 8등급대출가능한곳 , 강릉독립예술극장 예산(6천만원)은 전액을 삭감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이번 예산 삭감은 강릉시의 실수다. 영화제와 극장은 지역이 지켜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강원도를 대표해온 영화제들이 지방자치단체의 갑작스러운 예산 삭감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강릉이다. 지역 영화인들은 제대로 된 협의 과정이나 평가 춘천의자 없이 일방적인 예산 삭감이 이뤄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김진유 정동진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뿐 아니라 극장 모두 관객수 지표가 뚜렷하게 상승했는데도 합당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예산을 삭감한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 지난해 8월2일부터 사흘간 개최된 정동진독립영화제에는 1만4500여명의 관객이 방문해 2023년(8100여명)에 견줘 준비되면 79%나 늘었으며, 강릉독립예술극장 관객 수도 2023년 7900여명에서 지난해 1만200여명으로 29% 증가했다. 지역 영화인들은 영화문화 산업에 대한 강릉시의 태도가 급변한 것은 2022년 김홍규 시장 취임 이후부터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릉시는 그동안 ‘독립영화도시 강릉’을 도시 브랜드로 정하고 지원을 확대해왔다. 2019년에는 지자체 주도로 ‘강릉 수업 진행 국제영화제’를 만들어 세차례 행사까지 치렀다. 하지만 강릉시는 김 시장 취임 직후 강릉국제영화제를 폐지했다. 2023년에는 강릉독립예술극장 운영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영화인들이 반발하자 추가경정예산에서 되살리기도 했다. 강릉시 쪽은 “재정 여건이 어렵다 보니 관련 예산도 줄일 수밖에 없다. 영화제 쪽도 활성화를 위한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강릉 디딤돌대출 이자계산 시의 예산 삭감 조처에 영화인들은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권정삼 강릉씨네마떼끄 대표는 “영화제 정상 개최 여부는 영상·영화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상권 활성화와도 연결돼 있다. 강릉의 영화문화가 더는 후퇴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2017년 지역 청년 영화인들이 모여 만든 원주옥상영화제 포스터. 원주시 제공


    작은 영화제의 시련은 강릉뿐 아니라 원주와 춘천 등 강원도 곳곳에서 현재진행형이다. 2017년 지역 청년 영화인들이 모여 만든 원주옥상영화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지자체 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영화제 개최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태다. 춘천영화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춘천영화제의 올해 예산은 2억원으로 지난해에 견줘 3천만원이 삭감됐다. 두 지자체 모두 표면적으로는 재정의 어려움을 예산 삭감의 이유로 들고 있다. 박주환 강원독립영화협회 대표는 “인건비·물가 상승으로 영화제 준비 예산은 늘고 있는데 지원은 오히려 줄어 사무국 인력·인건비를 줄여 영화제를 준비하는 실정이다. 단체장 교체 등의 이유로 예산이 삭감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지원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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